Melt in

PROJECT

Melt in

STUDENT
오준오
PROFESSOR
김영석
YEAR
2026
CATEGORY
설계

STATEMENT

'녹다(Melt)'는 형태적 경계를 허물어, 비정형적 공간성이 지닌 자연스럽고 유동적인 상태에 도달하는 물리적 과정이다. 이 실험은 대지의 정보를 회전축 위에 투사함으로써, 비물질적인 지도 데이터를 열역학적 물질 변형으로 번역한다. 지형의 밀도에 따라 조정된 회전 속도가 열과의 접촉 시간을 결정하고, 그 시간이 규정된 고체에서 규정되지 않은 유체로 이행하는 깊이를 깎아낸다.

녹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아래로 이동할 뿐이다. 종유석처럼 아래로 늘어진 흐름은 공중에서 굳어 기둥이 되고, 기둥이 닿는 자리마다 흘러내린 물질이 쌓여 바닥을 들어 올린다. 바닥이 솟아오르지 않은 곳에는 웅덩이가 남는다. 물을 담기 위해 파낸 것이 아니라, 흐름이 끝내 채우지 않은 자리일 뿐이다. 물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에 고이므로, 그 웅덩이는 이미 하나의 욕장(浴場)이다. 낮은 웅덩이는 물이 차지하고, 솟아오른 바닥과 그 위에 박힌 기둥은 구조가 차지한다. 공간을 나누는 것은 오직 지형의 높낮이와 기둥의 밀도뿐이다.

대지는 그린란드 피오르의 암벽이다. 녹아 사라진 빙하가 깎아내고 버려둔 지형, 이미 한 차례 완결된 '녹음'의 결과다. 이 암반 속으로, 우리가 만드는 가장 차갑고 표준화된 시스템인 데이터센터가 직육면체의 콘크리트 매스로 묻히고, 흐름이 남긴 유기적인 욕조들이 그 사이에 자리 잡는다. 서버가 뿜어내는 막대한 폐열은 버려지지 않고 물을 데우는 열원이 된다. 왁스가 녹아 형태를 만들었고, 빙하가 녹아 땅을 만들었으며, 이제 기계의 열이 얼음의 땅에서 다시 물을 녹인다. 이러한 유동의 논리를 통해, 경직된 경계 없이 지형과 어우러지는 '대지에 녹아드는 건축'을 제안하며, 예측할 수 없는 삶의 리듬이 유기적인 틈새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사람이 녹아드는 건축'을 실현하고자 한다.

01P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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